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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간 훌리안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 작가가 선보이는 아름다운 그림책,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아주 특별한 가치들 이 그림책, 표지부터 눈길을 끈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두 아이의 생생한 표정과 화려한 차림새가 심상찮다. 라일락꽃을 연상시키는 연보라빛 슈트에 핑크색 구두를 신고 머리에 붉은 화관을 쓴 남자애는 우아한 자태를 한껏 뽐내고, 그리고 그 남자애보다 훨씬 더 활달해 보이는 여자애는 화사한 살구색 드레스를 입고서 마냥 즐거워한다. 무슨 날일까? 제목을 보니, 누군가의 결혼식 날이다. 책을 펼치자마자 이야기는 시작된다. 연보랏빛 슈트를 입은 ‘훌리안’은 할머니의 팔짱을 끼고, 풍성한 드레스를 입은 ‘마리솔’은 스포츠 모자를 거꾸로 쓴 채 할머니의 옷자락에 매달려 결혼식장에 도착한다. 처음부터 아주 특별한 일이 곧 일어날 것만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그림책 『결혼식에 간 훌리안』은 작가 제시카 러브가 갈색 바탕의 종이에 화려한 색채로 섬세한 이미지를 구사한 아주 매력적인 작품이다. 책장을 넘기면서 어느새 마음을 빼앗긴 독자들은 모든 장면 구석구석에 한참 동안 눈길을 주게 된다. 보물창고 〈I LOVE 그림책〉 컬렉션으로 출간된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 작가 제시카 러브의 『결혼식에 간 훌리안』은 우선 아름답기 그지없는 이미지들로 가득한 책이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세부 내용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매우 독창적이면서도 더러는 낯설고 생경하게 느껴질 정도로 확장되는 세계를 품고 있다. 이 책에는 사회가 오랫동안 규정해 온 남자다운 모습, 여자다운 모습에서 벗어나 성별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사랑을 하고, 우정을 맺으며, 자기만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표현하는 인물들로 가득하다. 그들은 서로 사랑과 공감을 한껏 표현하고 각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독자들에게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전한다. ▶“결혼식은 사랑을 위한 파티야.” -사회적 젠더 규범과 구속에 방해받지 않는 아이들이 만드는 ‘마법의 순간’ 결혼식엔 화려한 꽃과 달콤한 키스가 있다. 또, 즐거운 춤과 맛있는 케이크가 있다. 결혼식은 사랑을 위한 파티이다. 할머니를 따라 온 이 결혼식에서 훌리안은 마리솔이라는 새 친구도 생겼다. 예식이 끝나고 피로연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둘은 그들만의 놀이와 마법을 위한 모험을 시작한다. 둘은 식탁 밑에서부터 황홀한 버드나무, 그리고 흙탕물이 있는 풀밭에 이르기까지 결혼식장 곳곳을 답사한다. 훌리안은 버드나무를 ‘요정의 집’이라고 부르며 심미적 탐닉을 하고, 반면에 마리솔은 반려견과 함께 풀밭을 뒹굴며 거칠게 놀다가 드레스를 더럽히고 만다. 그러자 훌리안은 자신의 셔츠를 벗어 청록색 버드나무 잎으로 아름답게 장식해 마리솔에게 입혀 준다. 이 장면은 사회적 젠더 규범과 구속에 의해 결코 방해받지 않는 아이들이 나비처럼 날개를 달고 날아오르는 ‘마법의 순간’이 된다.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하고 저절로 흥겨운 춤을 추게 만드는 사랑의 다양하고도 아름다운 모습들이 이 그림책 전체를 관통한다. 더할 나위 없이 자유롭고 행복한 인물들 사이에서 독자들은 어느새 진정한 사랑과 더불어 우정, 수용, 축복의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제시카 러브 지음 ; 신형건 옮김
더보기인어를 믿나요
약속이나 한 것처럼 피해 갔던 문제를 양지에 드러내 보이고, 같이 이야기하고 감탄하는 기쁨을 선사할 그림책! 세상이 만들어 둔 관습이나 규칙을 벗어난 길 위에서 자기만의 길을 찾기 위해 나서는 소년 줄리앙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인어를 믿나요?』. 2019년 상반기에 세계 유수의 그림책 상을 수상하며 세계의 이목을 끈 이 작품은 제시카 러브 작가의 첫 그림책 데뷔작으로, 소년 줄리앙과 할머니가 하루 동안 겪은 일을 담고 있다. 책은 줄리앙의 움직임에 따라 독자의 시선을 수영장, 전철, 거리, 상상 세계, 집, 그리고 광장으로 이동시키면서 평범한 일상에 가려진 아이의 숨은 고민을 드러내고, 아이의 중층적인 심리를 물속 세상과 신비로운 인어들에 빗대어 아름답게 표현한다. 남자아이가 자신을 사회가 규정한 남자다운 모습에서 벗어난 모습으로 꾸미는 장면이 가감 없이 드러난 이 작품은 줄리앙의 행동이 얼마나 그를 그답게 만드는가를 보여 주고, 묵묵히 줄리앙이 나아가는 길에 동행한다. 이 책은 한 아이의 이야기인 동시에 그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서 애쓰는 또 한 사람의 노력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는 장면인 줄리앙의 비밀스러운 놀이를 할머니가 목격하는 장면에서, 할머니는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잠시 자리를 피한다. 그리고 다시 줄리앙에게로 돌아온 할머니가 줄리앙에게 아름다운 진주 목걸이를 건네는 순간, 독자들은 아무리 훌륭한 작법으로도 도달할 수 없는 사랑의 마음이 있는 곳으로 함께 걸어가게 된다.
제시카 러브 지음 ; 김지은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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