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의 아이가 있다면 100개의 세상이 있는 거야"
안녕? 처음 건네는 인사는 언제나 떨려. ‘어떻게 해야 나를 잘 보여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지거든.
그래도 나를 잘 소개해 볼게. 내 소개를 듣고 있을 네게 부탁할 게 하나 있어!
천천히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이야기할 테니, 내 소개를 들으면서 머릿속으로 내 모습을 천천히 그려 봐.
스무고개를 하는 것처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맞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야!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야. 밝고 활발한 성격이지. 늘 우당탕탕 교실과 복도를 뒤집고 다니는 탓에 내가 나타나면 다들 금방 눈치채고 말아.
제일 좋아하는 운동은 피구이고, 취미는 글쓰기와 만화 그리기야. 또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사가 되고 싶어.
자, 지금까지 내 얘기를 듣고 네가 상상한 내 모습은 어떻니? 천방지축에, 시끌벅적하고, 온종일 뛰어다니는 그런 모습? 코에는 반창고를 붙이고 있고, 활짝 웃는 모습이 잘 어울리는 모습? 아, 맞다! 이걸 까먹을 뻔했다. 나는 휠체어를 타고 있어. 뇌성 마비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거든.
혹시 지금 이 얘기를 듣고 나를 상상하던 그림이 달라졌니? 그렇지만 ‘장애’라는 특징이 더해졌다고 해서 내가 완전히 뒤바뀌는 건 아니야.
여전히 시끌벅적하고, 피구를 좋아하는 아이거든.
자, 우리 좋은 친구가 되어 보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