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는 천연두를 마마라고 불렀대.
마마를 가져오는 각시손님 이야기 들어 볼래?
옛날 옛적에 강남 천자국에 명신손님 쉰세 분이 살았습니다. 그중 글 잘하는 문관손님, 칼 잘 쓰는 호반손님, 그리고 아름다운 각시손님이 해동 조선국을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각시손님은 옥 같이 흰 얼굴에 아주 고운 분이지만, 실은 이 각시손님이 손님네 중에서도 가장 무섭습니다. 조선 땅을 향하던 손님네는 압록강에 이르러 뱃사공을 만났는데 뱃사공이 각시손님을 희롱하여 아주 크게 혼이 나고, 손님들은 가까스로 조선 땅에 도착했는데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불빛이 번쩍거리는 김장자 집에 가서 하룻밤 쉬어 가겠다고 했는데, 김장자는 절대 안 된다고 하고, 한참을 헤매다가 노구할미 집에서 대접받게 되었습니다. 각시손님은 은혜를 갚으려고 노구할미 외손녀 몸에 살짝 들어앉아 마마를 가볍게 앓게 하고는 좋은 운을 잔뜩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그러고는 김장자네 아들 철현이에게는 뼈 마디마디마다 은침 쇠침을 박아 넣고 철현이는 그만 꼴까닥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그후로 김장자와 노구할미는 어떻게 됐을까요? 철현이는 손님네 막둥이가 되어 방방곡곡 따라다녔다고 전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