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슬론차! 아일랜드에서 삶의 축배를
아일랜드의 초록빛에 물들고 싶은 이들을 위한 색다른 안내서
기네스 맥주와 펍의 본고장, 사시사철 독특한 축제가 열리는 나라, 거리마다 자유로운 음악이 울려 퍼지는 버스킹의 천국, 대기근과 영국의 오랜 지배를 이겨내고 일어선 강한 민족성, 바이킹도 포기한 거친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에메랄드 섬……
아일랜드 하면, 흔히 기네스 맥주와 더불어 우리와 같은 분단국가라는 사실 정도만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임스 조이스나 사뮈엘 베케트 같은 걸출한 문인들을 배출한 나라이고, 엔야, U2, 크랜베리스처럼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수들도 아일랜드 출신이 많다. 요즘은 영화 〈원스〉가 성공을 거두면서 ‘버스킹’이 유명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아일랜드에 살면서 이 책을 쓴 저자 이현구는 아일랜드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고, 양파처럼 까면 깔수록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나라라고 소개한다. 우리가 모르는 아일랜드의 숨은 속살은 무엇일까?
요리하고 기타 치는 아일랜드 남자를 만나 아일랜드에 정착한 지 9년. 그녀가 들려주는 아일랜드 이야기는 흔한 가이드북에서는 만날 수 없는 속 깊은 이야기들이다.
실제로 펍을 운영해본 적 있는 요리사 남편과 채식주의자인 그녀가 단골로 찾는 펍에서는 어쩐지 술 냄새보다는 재밌는 이야기 냄새가 난다. 음악과 문학을 좋아하는 아이리시들을 민낯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펍이기 때문. 두 사람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보면 아일랜드에 꼭꼭 숨어 있는 보물 같은 펍과 마주친다.
연극과 음악을 즐기고 때론 훌쩍 즉흥 여행을 떠나는 두 사람이기에 일상이 곧 여행처럼 흥미롭다.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아일랜드 문학에서는 빠질 수 없는 여성 작가 메이브 브레넌에 관한 연극을 보고는 그녀가 살던 더블린의 집을 기어코 찾아내고, 켄 로치 감독의 영화 〈지미스 홀〉을 보고는 실제로 지미의 댄스홀이 있던 장소를 갑자기 찾아가기도 한다. 기타를 치는 남편과 함께 밴드를 만들어 교도소에서 위문 공연도 하고, 아이리시 탭 댄스를 실제로 배워보면서 그들의 전통 문화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1년 300일 비가 내리는 아일랜드의 우울을 날려버리는 것은 시시때때 열리는 각종 페스티벌이다. 아일랜드가 온통 초록색으로 넘치는 세인트 패트릭스 데이,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를 기념하는 블룸스 데이, 더블린의 독특한 건축 공간이 개방되는 ‘오픈하우스 더블린’, 그리고 그와 그녀가 살고 있는 작은 마을 브레이에서조차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페스티벌에 적극 참여하면서, 저자 역시 진짜 아일랜드에 물들어간다.